신화 속 신들에게서 발견하는 인간 성격의 원형. 페르세포네 원형의 특징과 성장하는 길

 페르세포네의 어머니인 데메테르는 아름다운 페르세포네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고립된 시칠리아에 자라게 하였다. 페르세포네는 시칠리아의 자연에서 뛰놀던 순수한 소녀이자 어머니의 딸이었으며, 급작스럽게 시작된 하데스와의 결혼 후에는 자하세계의 안내자, 저승의 여왕이 되었다. 상당히 대비적인 요소와 변화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특징은 인간의 어떤 성격에 대한 원형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는  페르세포네 원형의 특징 및 강점 및 약점, 성장하는 길을 알아보자.

페르세포네 원형이 강한 여성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코레(영원한 처녀)와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코레 상태를 벗어나 현실에 발을 딛고,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삶에 눈을 뜸으로써 그녀는 성장하게 되며,
현실 속 남성과도 다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글 순서]

• 페르세포네 원형의 특징, 영원한 처녀와 자연적, 무의식적인 상태
• 페르세포네 원형의 감정과 약점. 영원한 처녀 '코레' 
• 페르세포네 원형이 성장하는 길. 현실 세계에 눈을 뜨고 열정을 갖기
• 페르세포네 원형이 나에게  

페르세포네 원형의 특징, 영원한 처녀와 자연적, 무의식적인 상태 

 페르세포네는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소녀, 영원한 처녀의 상징을 갖는다. 이러한 페르세포네의 특성은 다른 여신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감정과 역동, 전략 등과 매우 거리가 멀다. 그녀는 수동적이며, 자연친화적인 존재로 이러한 그녀의 특성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심리적으로는 영원한 처녀의 상태를 보여준다.

‘코레'라고도 불리는 영원한 젊은 처녀로서의 특성은 그녀가 무언가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갖고 이를 추구하며 인내하거나, 자신의 자아를 대변하는 지위를 갖고 조직에 소속되는 것에 대한 욕구가 거의 없는 모습, 현실적이거나 실제적인 것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페르세포네 원형은 자연에서 행복해하며 뛰노는 소녀의 의식상태로, 무의식적인 이미지나 흐름에 쉽게 사로 잡히며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것들, 자신의 페르소나를 개발하는 것에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자신의 욕망, 힘이나 재능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며, 동시에 젊음과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페르세포네 원형의 코레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여러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에 관여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이 원형을 가진 여성이 점차 나이 들어갈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이 그녀의 강점이자 약점이며, 이는 그녀가 성장하기 위해 다루어야 할 측면이기도 하다. 

페르세포네가 뛰어놀았다고 전해지는 시칠리아의 하늘과 자연

 

프시케 신화와 여성 심리학. 여성의 의식 발달 과제 (feat. 분석심리학)

 

페르세포네 원형의 강점과 약점, '영원한 처녀. 코레' 

 하나의 원형이 가진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페르세포페 원형은 자연적인(무의식적인) 상태로, 강렬한 감정이나 욕망이 잘 느껴지지 않으며, 어떤 뚜렷한 형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매우 개방적인 특성과도 관련되며, 그녀는 성급하게 무언가를 판단하지 않고, 매우 유연하면서 개방적이며 이해심이 넓다. 이러한 그녀의 특성은 그녀가 비현실적이거나 비실제적인 것, 지하세계의 것, 무의식 세계의 상징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는 심리적 자질과 태도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며, 나아가 이후에 지하세계의 안내자가 된 페르세포네 원형의 특성은 심리치료사, 정신과 의사 등과 관련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무언가를 선택하지 않은 영원한 젊은이처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에 대한 인식과 선택, 그리고 관여와 관련된 특성과 자질을 발달시키는 것을 저해할 수 있으며, 막연한 네버랜드에서 계속 머물거나 방황하게 할 수 있다. 그녀에게 조직에 소속되거나 무언가를 끝까지 하고, 마감일을 지키는 것, 결혼을 서약하는 것 등의 실제적 의미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으며, 일상을  어린아이처럼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힘과 자질이 있음에도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며, 수동적이다. 자신이 기회를 만들거나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누군가 나타나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주길 기다리는 소녀 같으며, 신화에서도 그녀의 삶은 데메테르, 하데스에 의해 결정되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녀는 스스로 선택을 했으며(석류알을 스스로 먹음으로써 지하세계에 남았다), 점차 독립성을 갖추며 자하세계의 여왕이라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페르세포네 원형이 성장하는 길.  현실 세계에 눈을 뜨고 열정을 갖기  

 페르세포네 원형의 여성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원형의 중심 특성이며, 동시에 그녀의 가능성이기도 한 영원한 처녀 적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한다. 융분석가이지 정신과 의사인 진 시노다 볼린은 이를 '페르세포네 유형의 여성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코레(영원한 처녀)와 싸워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표현하였다. 코레 상태를 벗어나 현실에 발을 딛고,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삶에 눈을 뜸으로써 그녀는 성장하게 되며, 현실 속 남성과도 다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코레 상태의 페르세포네 유형의 여성은 남성이나 결혼을 자신을 납치해 간 하데스처럼 경험하며, 이러한 관계의 실제적 의미와 무게가 잘 느껴지지 않기에 진정하게 자신을 헌신할 수 없다고 한다. 그녀는 현실 속 남성이 가진 한 인간으로서의 약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감사를 느낄 필요가 있고, 자신에게 잠재된 인간적인 감정, 열정과 관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끝으로, 형태가 뚜렷하지 않으며, 개인의 강렬한 감정이나 충동이 적으며 유연한 그녀의 개방성은 다양한 세계의 이미지와 경험을 이해하는 자질과도 관련된다. 이러한 특성은 그녀가 무의식의 세계에 빠지지 않고 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그녀는 다양한 경험, 타인의 내적 경험에 대한 이해력을 통해 다른 사람을 안내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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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포네 원형이 나에게 

 나의 성격을 신화 속 인물의 원형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페르세포네는 빠질 수 없는 원형 중 하나이고 그래서인지 정이 간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어떤 한 가지 원형만을 아주 강하게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듯이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그녀의 성장하는 길은 매우 의미 있게 다가온다. INFP,  NP가 높은 나에게 여러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냥 가능성의 상태에 있는 것이 편하고 좋은 상태의 사람, 선택을 하고 헌신함으로써 눈뜨는 실제적인 세계와 인식에 부족한 사람. 예전 남자 친구에게  '세상모른다.'라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었다. 나는 내 삶을 독립적으로 잘 살았고, 홀로 여행도 잘 다녀서 그 아이가 참 나를 이해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했던 그 친구의 관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현실을 잘 모르기도 했고,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삶이 이를 계속 보도록 한다.

 

융의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삶의 사건들, 과정들을 배열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은데 삶이 그 사람의 개성화를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일어나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삶이 당신보다 인생을 더 잘 안다'라는 제목의 책도 있지 않은가? 진 시노다 볼린은 페르세포네 유형의 여성이 성숙하기 위해서 현실 세계로 나와야 한다며, 패터팬의 웬디가 이별을 고하며 떠나는 장면을 말했다. 또한, 열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궁금증이 더 있다. 지하 세계를 떠난 페르세포네는 저승의 안내자가 아닌 페르세포네는 어떻게 될까?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진 시노다 볼린의 관점으로 말하자면, 한 인간 여성에게 활성화되어 있는 다른 원형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요즘의 나는 지하세계를 떠난 페르세포네를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는 더 이상 이 원형이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