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자료실

프시케 신화와 여성 심리학. 여성의 의식 발달 과제 (feat. 분석심리학)

by mini's peach 2024. 2. 29.
반응형

 
 
 신화, 민담 등 오랜 시간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오는 이야기에는 인간의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이야기의 서사나 상징이 무의식적 흐름과 방식, 지혜를 잘 반영하기에 구전으로 전승될 수 있다. 원래 인간이었으나 신이 된 프시케 신화는 여성의 심리, 의식 발달의 과제를 잘 보여준다고 한다. 아프로디테가 준 프시케의 시험과제에 담긴 여성의 심리 및 의식의 발달과 관련된 상징을 융 분석가인 로버트. A. 존슨이 쓴 'She'를 통해 알아보다. 

 
[글 순서]

  • 프시케 신화 이야기 요약
  • 프시케의 시련과 과제
  • 프시케 시련에 담긴 여성 심리와 의식 발달의 상징  

프시케 신화와 여성의 심리, 의식 성장

 영혼을 의미하며, 심리학, 심리치료의 어원인 프시케(Psyche)는 아프로디테의 아들이자, 사랑을 의미하는 에로스(Eros)의 아내이다. 프시케와 에로스, 그리고 아프로디테(비너스)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프시케 신화는 고대 그리스시대로부터 이어져오는 여성의 심리, 의식 발달에 대한 원형을 품고 있다.

새로운 정신, 의식의 출현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인간의 삶에 스며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고, 이전과 다른 여성의 삶, 여성성에 대한 픽션, 논픽션은 이제 다양해졌다. 그만큼 세상은 많이 달려졌고, 소위 남성적 정신으로 불렸던 기능들을 사용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이 신화에 담긴 여성의 심리와 의식 성장에 관한 메시지가 성차별적이거나 고리타분한 것으로 느껴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하지만 정답은 없으니, 공감되거나 자신에게 유효한 것이 있다면 참고하는 것으로 좋을 것 같다. 내면의 활성화된 혹은 잠재적인 원형에 따라 이 이야기가 매우 유효한 여성도 있을 수 있고,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여성이 주는 시련을 통한 여성의 성장, 이야기 구조와 의미   

 프시케 신화에서 아프로디테가 프시케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를 주고, 동화 백설공주 이야기에서도 왕비가 숲으로 들어간 백설공주를 찾아와 꼭 끼는 코르셋, 독이 묻은 머리빗, 독사과를 건넨다. 아프로디테, 왕비는 원숙하고, 보다 본능적인 여성들인 반면, 프시케, 백설공주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신의 힘과 어두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무의식적인 존재들이다.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시어머니였고, 왕비는 백설공주의 계모로, 과거 사회에서 이러한 존재들을 통해 여성의 무의식적, 순수한 상태의 변형이 일어나기도 했었다. 실제로 숲 속 난쟁이들의 세계(무의식)에서 순수하고 유아적인 여성으로 존재하던 백설공주에게 계모 왕비가 건넨 것들은 성숙한 여성성의 상징과 관련이 있다. 신화와 이야기는 젊은 여성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고, 유아적, 자기만족적인 혹은 나르시스적인, 처녀적인 상태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프시케와 백설공주 모두 깊은 잠, 죽음에 이르고, 이 지점에서 에로스와 왕자가 나타난다. 즉, 무의식적인 처녀적 상태가 죽은 후(변형된 후), 삶에 다른 의식(남성)이 들어온다. 

조르주 쇠라의 그림. Le Bec du Hoc , Grandcamp.

 

왜 프시케인가? 심리치료와 프시케(psyche, 영혼).

심리치료, 정신치료의 의미를 가진 개념과 관련된 의식, 활동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으나, 전문용어로 '심리치료'를 처음 만들고 사용한 사람은 프로이드이다. 프로이드가 사용한 심리치료에서

peach-mindspace.tistory.com

 

아프로디테가 프시케에게 준 시험 과제의 상징. 여성의 의식 발달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4가지의 시험 과제를 준다. 이 과제들은 무의식적 상태를 반영하는 처녀 여성의 의식 발달을 돕고, 여성 의식발달의 내용들을 상징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반응형

 
1. 여러 가지 썩인 알곡을 분류하기, 분별 (SoartIng)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여러 종류가 뒤섞인 곡식을 주고, 이를 분류하도록 한다. 분별은 분석과는 구분되는 다른 특질이다. 다양한 것들, 무질서한 것들에 질서를 잡는 것으로 가정과 일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이러한 분별을 필요로 한다. 특히, 분별의 여성성적인 가치는 내면세계와 관련될 때로,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자료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만하기 흩어진 의식을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지만, 이는 지적인 분석과는 다른 보다 대지적인 특성이며, 상징적으로는 개미가 프시케를 돕는 것으로 나타난다.   
 
2. 숫양의 황금 양털을 얻기, 바른 자세(태도)를 취할 것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숫양의 황금 양털을 가져오도록 한다. 에너지가 넘치고, 사나운 숫양에게 직접 다가가 양털을 채취하는 것은 공격을 받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숫양은 남성적, 가부장적인 사회, 거대한 본능적 에너지, 힘을 상징하며, 황금양털은 숫양의 원형적인 에너지로부터 나왔으나 고도로 정제된 로고스(logos)를 상징한다. 서양에서 황금양털은 헬레와 프릭수스 이야기, 이아손 신화 등에서 나오는 오래된 주제로, 남성의 모험, 남성성과 로고스 획득을 상징한다.

준비 없이 숫양에게 직접 다가가서는 곤란한다. 로버트. A. 존슨은 강렬한 원형적 에너지(숫양)에 인간이 너무 다가가면 이를 견디기 어렵다고 말하며, 숫양이 우리에게 달려들면 우리는 파괴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융 분석가인 존 샌포드(John Sanford)는 자아가 충분히 강해지지 않은 젊은이들이 마약을 하게 되면,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여 무너지고 파괴될 수 있다고 하였다. 

 황금양털을 얻기 위한 바른 태도는  숫양을 직접적으로 상대하지 않고, 해가 지고 양들이 돌아가길 기다렸다가 풀과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양털을 필요한 만큼 조금만 취할 것을 말한다. 다른 남성적 신화에서는 직접 양을 죽이거나 제를 올리기도 한다. 프시케 신화는 여성적인 방식으로 로고스를 획득하는 것이며, 로버트 A. 존슨은 이에 대해 여성에게 필요한 만큼의 남성성과 집중된 의식은 남성과는 다른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3. 스틱스 강의 물 한잔을 가득 채워오기. 넓은 조망과 집중된 의식. 그리고 한 번에 하나씩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스틱스 강의 물을 크리스털 잔 하나 가득 채워오라고 한다. 하지만 스틱스 강은 접근이 쉬운 강이 아니다. 강은 지구의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을 향해 위아래로 가파르게 흐르며, 강둑으로의 접근도 쉽지 않다. 준비 없이 그냥 다가가면 죽을 수 있거나, 혹은 그대로 절망에 빠질 수 있다. 여기에서 스틱스 강, 강물은 삶 자체를 상징한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우스 독수리의 도움이 필요했다. 독수리는 떨어져서 넓은 시야로 강물을 보는 동시에, 정확한 지점을 응시하고 크리스털 컵을 갖다 대어 물을 채웠다. 로버트. A. 존슨에 따르면, 이는 시야를 넓혀서 조망하되, 목표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 그리고 한 번에 하나씩 필요한 만큼의 질을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보통 남성의 의식을 문제 해결능력에 뛰어나고, 집중된 의식이라면, 여성은 보다 멀티가 가능하고, 흩어진 의식으로 본다. 여성은 보다 집중된 의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것이 독수리가 상징하는 바이다. 또한,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크리스털 잔의 물 한잔이었다. 다양한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해결하는 것.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하기보다는 한 번에 하나씩 하는 것이며, 이는 여러 가능성에서 허우적거리며, 질서가 부여되지 않은 의식 상태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필요한 적은 양으로 충분한 질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으며, 하나를 해결한 후에야 다음의 것으로 넘어갈 수 있다.   
 
4. 지하세계로 가서 페르세포네의 아름다운 묘약이 담긴 상자를 가지고 오기. 무분별한 선행과 관대함을 거부하기
 아프로디테는 프시케에게 지하세계로 가서 페르세포네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묘약이 담긴 상자를 가져오라고 한다. 이는 가장 마지막 단계의 과제로, 앞의 과제를 모두 통과한 후에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지하세계로 가는 길에 프시케는 그녀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음식을 베푸려고 하는 이들을 만났다. 이때, 프시케는 '아니오' 라고 말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가진 한정된 자원으로 지하세계에 갔다가 다시 지상으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관대함과 선행은 좋은 자질로 익혀야 할 것이기도 하나, 어느 단계의 이르러 자신만의 운명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진실된 거절과 거부 또한 익혀야 한다. 하지만 이는 마지막 과제로 관대함과 선행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과제가 아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한 것, 타인의 삶(특히, 자녀의 삶)에 기여하는 것은 대립적이지 않다. 이에 대해 책에서는 이렇게 표현된다. "어머니가 자녀를 위한 운명을 짜려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짜는 행위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 어머니가 자신의 운명에 깊이 힘쓰는 것이 결국 자녀들에게 도움이 된다." 

신화 속 신들에게서 발견하는 인간 성격의 원형.  페르세포네 원형의 특징과 성장하는 길

페르세포네의 어머니인 데메테르는 아름다운 페르세포네를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고립된 시칠리아에 자라게 하였다. 페르세포네는 시칠리아의 자연에서 뛰놀던 순수한 소녀이자 어머니의 딸

peach-mindspace.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