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도시 베를린. 베를린은 어딘가 쿨하면서도 인간적이고, 젊고 진보적인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 그리운 장소다. 베를린이 점점 핫해지던 2010년대에 베를린에 몇 번 가보았다. 코로나 이후로 가본 적 없지만, 코로나 시기의 세계적인 집값 상승은 베를린도 피해 가기 어려웠던 것 같다.
- 파괴되었던 과거와 젊고 진보적인 오늘날,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베를린
- 2010년대 유럽 문화 중심지. 유럽 문화 중심지의 이동: 파리, 바르셀로나, 그리고 베를린
- 베를린도 피해갈 수 없는 젠틀리피케이션
파괴되었던 과거와 젊고 진보적인 오늘날,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베를린
유럽의 오랜 도시들과 달리 크고, 자연과 어우러진 특유의 현대적 혹은 공학적 디자인과 색감이 눈길을 끄는 도시 풍경(특유의 미적 코드가 있지만, 흔히 전통적으로 아름다운 다른 도시들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베를린을 ugly 하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바우하우스 뮤지엄도 베를린에 있다). 실제로 가서 느끼고, 알게 될수록 더 좋아졌던 도시이고 살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베를린은 독일 내에서도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이다. 새로운 창조. 전통적이기보다는 진보적인 문화와 분위기, 값싼 도시로 몰려든 예술가들이 만들어온 매력적인 도시 분위기는 2차 대전기간에 가장 많이 파괴된 도시 중 하나라는 역사적 사실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다른 유럽의 오랜 도시와 달리 여전히 재건과 개발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또한 체제 분단의 고통과 화합의 역사가 남아있는 곳, 전통,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그보다는 진보적인 성향으로 인간과 사회의 연대를 말하는 도시가 베를린이었다. 14년이나 베를린의 시장이었던 클라우스 보베라이트는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이다.'라고 했다. 이에 충분히 공감하는 바이다.
2010년대 유럽 문화 중심지. 유럽 문화 중심지의 이동: 파리, 바르셀로나, 그리고 베를린
2014, 15년은 베를린은 계속 점점 핫해지고 있는 중이었다. 부활한 경제와 메르켈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안정된 지지가 이어지던 평화로웠던 시기에 베를린은 과거 예술가들이 남겨놓은 문화적인 풍토, 높은 교육 수준, 특유의 분위기와 경제적 안정 등이 더해져, 어느 도시와도 다른 특유의 개성이 부각되면서 핫해지는 중이었다.
2014년 베를린 여행 중 베를린돔의 벤치에서 우연히 독일에서 여행가이드로 일하는 프랑스인 2명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로부터 베를린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당시 유럽의 민주주의와 문화 예술의 넘버원, 가장 핫한 지역이 베를린이라고 하였다. 그들에 따르면, 원래 문화 예술의 중심지는 파리였으나 그 중심이 바르셀로나로 옮겨갔고, 바르셀로나에서 다시 베를린으로 옮겨왔다고 하였다. 그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내가 느꼈던 느낌들이 타당화되었고, 끄덕여졌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베를린 거리 연주자들의 음악이다. 음악을 잘 모르는 내가 듣기에도 파리의 거리 연주에 비해 연주 수준이 높았고, 무엇보다 매우 다양한 장르의 독창적이고, 모던하거나 실험적이지만 수준 높은 느낌의 음악들을 거리에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가이드들은 근처의 메르켈 총리의 사택을 알려주었는데, 사택에도 보안 요원들이 있었지만 너무 통제적인 분위기가 없어 관광객이 집주인 이름이 쓰여있는 초인종란에 메르켈이 쓰여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베를린도 피해갈 수 없는 젠틀리피케이션
베를린이 점점 핫해지면서 여행객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종사자, 이민자들이 부쩍 늘었고, 전 세계적인 집값 상승의 기류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베를린다운 방식으로 젠틀리피케이션을 해결하려고 고군분투 중이라는데, 뻔하지 않은 그들만의 방식을 찾길 바란다. 자유로우면서도 안정감있는 느낌,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연대를 중시하는 도시. 사람들은 캐주얼하고 친절했다. 내가 기억하는 살고 싶었던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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