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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건강과 심리학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 진정시키기

by mini's peach 202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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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들은 쉽게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고, 쉽게 불편해하고 불안을 느끼기 쉽다. 아직 스스로 진정시키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를 진정시키다가 지친 양육자도 많다. 나아가 상황이 악화되는 것 같다. 이러한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스스로 진정시키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때 체크할 것들을 확인해보자. 참고로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스스로 조절시킬 수 있는 능력이 어느정도 형성된 아이가 아니라, 자기 진정 능력이 거의 형성이 되지 않아 쉽게 압도되고, 불안정한 반응을 보이는 어린 유아나 초기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에게 보다 초점을 두었다. 
 
 < 글 순서 >

  • 예민하고 까다롭다는 것
  •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들이 엄마에게 더 의존적인 이유
  • 진정과정에서 아이가 경험하는 양육자의 안정감
  • 양육자의 안정감 - 버티기, 담아주기
  • 진정과정을 방해하는 것을 점검하기    

예민하고 까다롭다는 것 

 예민하고 까다롭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뭘까? 작은 변화에도 아주 민감하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안정감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감정적으로는 쉽게 불안을 경험하는 것인데, 불안은 그 특징상 막연하며,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민감하고 까다로운 아이가 불안한 반응을 보일 때, 당사자가 아닌 타인은 아이가 왜 그러한 반응을 보이는지 정확한 이유나 단서를 찾기 힘든 상황이 많을 수도 있다. 아이가 하는 말도 이해가 되다 안되며, 말이 아이의 경험을 충분하게 대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아이의 말을 토대로 안심시키고 진정시켜주려다 쉽게 진정이 되지 않음에 되려 좌절과 짜증을 느낄 수 있다. 

 예민하고 까다롭다는 것은 타고난 기질적인 특성, 어머니의 임신 중 심리상태, 출생 직후의 큰 환경변화나 스트레스의 영향 등을 많이 받는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다는 것은 대체적으로 출생 후 수면과 먹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엄마 뱃속과 전적으로 다른 환경에 곧 적응하며 편안하게 잘 수 있고, 먹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 타고난 기질적 특성을 꽤 정확하게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기질적으로는 크게 까다롭지 않았음에도 이후의 스트레스 경험 등에 따라 민감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

 기질 및 성격검사인 TCI는 인간의 기질의 하위요인으로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을 측정하며, 기질 특성 유형은 인내력을 제외한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의 3가지 하위 요인의 조합의 유형으로 구분한다. 기질적으로 가장 무난하고 편안하다고 할 수 있는 기질은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이 모두 낮거나 높지 않은 적절한 수준이며, 민감하고 까다로운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유형은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이 모두 극단적으로 높은 경우일 것이다. 즉, 쉽게 자극에 끌려 다가가지만, 이내 불안해지고 불편한 감각, 감정 경험을 하여 기복이 큰 양상인데 동시에 타인의 반응에 민감하기에 유발된 솔직한 반응을 잘 다루지 못할 수 있어 불편감이 누적될 수 있다. 또, 자극추구와 위험회피 두 차원이 높은 경우도 쉽게 불안정감을 경험하며, 피곤해하거나 기복있는 모습으로 다소 예측이 안 될수 있다. TCI 기질 및 성격 검사는 양육자가 체크하는 유아용 J-TCI 버전도 제공하므로 만 3세 이상이라면 평가가능하다. 참고로 유아용, 초등학생용, 청소년용, 성인용으로 구분된다.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들이 엄마에게 더 의존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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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다양한 감각들, 사건, 상황에 쉽게 자극받고, 자신이 경험하는 불편함, 불안한 느낌을 잘 소화해낼 수 없다. 즉, 스스로 괜찮고, 안정적이다라는 느낌을 갖기 어렵다보니 자꾸 메달리거나 징징거린다. 이는 자신을 진정시켜달라는 신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엄마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 엄마의 눈치를 필요 이상 살피기도 한다. 하지만 애착 손상이 심한경우에는 양육자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진정시켜줄 거라는 기대가 없기에 자극에 다가섰다가 빨리 물러서며, 불편함을 스스로 떨쳐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 예를 들어 다른 자극으로 주의나 의식을 분산시키고 또 다시 불안을 반복경험하는 등 매우 산만하고 불안정한 행동양상을 보인다. 
 

클림트의 그림, 엄마와 아기

 

자기 심리학이 말하는 좋은 부모, 양육자

우스갯소리로 엄마가 부모교육이나 대화법 교육을 받은 뒤 열심히 따라 했더니, 아들이 '엄마, ~ 구나 좀 하지 마!'라고 하는 얘기가 있다. 엄마의 공감이나 반영의 어투인 'OO가... 구나.'를 열심

peach-mindspace.tistory.com

 

진정과정에서 아이가 경험하는 양육자의 안정감   

 민감하고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난 아이의 불편함, 불안은 정서적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이러한 아이를 충분히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의 불안, 불편감이라는 정서가 이를 진정시켜주는 사람이 가진 안정감으로 진정이 되며, 이러한 경험이 내면화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수딩과정에서 비언어적인 느낌, 표정, 분위기가 매우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상황, 감정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될 수 있다는 믿음과 안정감을 간직하고 있어야 아이가 진정될 수 있다. 만약, 몇 차례 시도에도 아이가 잘 진정되지 않는다면, 양육자도 같이 흔들리면서 불안해지기 쉽고 이것이 전달되어 진정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혹은 다소 극단으로 상황이 치달은 후에야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으로 끝나고 만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한 경험은 진정이 필요한 다른 상황에서 진정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늘어나게 한다.

 어머니가 상황을 잘 설명하거나 상황에 적절한 말을 잘 하였음에도 아이가 진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감정, 즉 강한 정서반응때문에 어머니의 적절한 설명이 잘 들리지 않는 상태일 수 있다. 인지적으로 상황을 보다 적절히 이해하는 것, 과잉지각 및 해석, 오지각과 오해석을 바로잡는 인지적인 수정도 수딩에서 중요한 요인일 수 있으나, 정서반응이 강할 경우 인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정서를 경험하는 뇌의 변연계는 인지와 관련된 뇌의 피질, 겉질의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심각한 외상을 경험한 후, 비슷한 자극만 보아도 인지적인 판단과 분별 기능이 마비되고 극도의 스트레스, 공포 반응을 경험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아이의 불안정한 정서를 진정시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양육자가 가진 안정감과 심리상태가 표정, 목소리톤, 분위기와 같은 비언어적인 것들로 드러나고, 이들이 꽤 결정적인 영향을 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때 아이에게 양육자는 자신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안정감을 갖고 있는 존재로 느껴져야 한다. 
 

양육자의 안정감과 태도 - 담아주기, 버티기 

 잘 진정되지 않던 아이가 진정되는 순간은 아마도 뭔가를 알게 되어서 진정됐다기 보다는 무언가 느껴진 순간일 것이다. 양육자의 차분하게 견디는 태도, 불안과 불편함을 달래주는 표정과 미소 등으로 안정된 느낌이 차츰 스며들어, 괜찮다는 느낌이 절로 들고, 이후에는 외부 환경도, 사람도 보다 있는 그대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불편한 느낌을 만들어냈던 지각과 생각에 변화를 위한 여유공간이 생기기 시작한다.

만약, 아이가 자신에게 지쳐 떨어져나간 양육자의 방치에 무기력함으로 포기하거나, 혹은 더 큰 위협이나 두려움으로 울음을 멈추어 진정된 것처럼 보인다면, 이는 다음에 일어날 문제와 진정과정을 더욱 악화시킨 것이다.  까다롭고, 민감한 기질로 자주 칭얼대고, 스스로 안정감이 부족해 자주 불안, 짜증스러움을 보이거나 감정이나 스트레스에 쉽게 압도되는 불안정한 아이들을 잘 달래고 진정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양육자의 태도는 정신분석과 대상관계 이론에서 말하는 분석가의 태도 중 '버티기'와 '담아주기(혹은 간직하기)'와 유사하다. 이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어머니가 가진 안정감이 버티기, 담아주기로 아이에게 전달되면, 아이는 이를 통해 진정이 되고 어머니의 태도를 내면화하면서 점차 어머니없이 자신이 스스로를 위로하고 진정시킬 수 있게됨을 의미한다.   
 
[버티기] 
 버티기 혹은 버텨주기(holding)란, 내담자가 경험하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잘 알고, 이를 이해하고 있음을 전달하면서 내담자가 이 상황을 잘 견디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이를 버티며, 의지가 되어주고  따뜻한 배려로 마음을 녹여주는 것을 말한다(Winnicott, 1963). 내담자가 경험하고 있는 불안과 두려움은 뚜렷하기도 하나, 때로 막연한 것이기도 하며 자신을 깊이 흔드는 깊은 불안과 두려움일 수 있다. 이럴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며 의지가 되어주는 분석가의 버티기를 통해 내담자는 자기파괴적이거나 부정적인 길로 가지 않으며, 이를 견디며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가의 태도는 점차 내담자에게 전달되고 내재화될 수 있다. 위니컷은 어머니의 역할로  '버터주는 환경'을 말했으며, 이는 어머니가 아이가 경험하는 고통을 안정시켜주는 역할로, 아이는 자신의 고통으로 자신과 중요한 타인인 어머니가 파괴되지 않음을 경험함으로써 안정감을 경험하고, 어머니의 역할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할 수 있다. 
 
[담아주기] 
  담아주기 혹은 간직하기(contain)란, 분석가가 내담자가 유발하는 강한 감정과 정동에 즉시 날 것으로 반응하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여 뜸들이고 길들여서 위험하지 않도록 변화시키는 것이다(윤순임, 2011).  자신의 어려움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강한 감정과 충동을 분석가에게 전달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유발시키는 내담자의 심리적 구성물을 분석가는 안전한 것으로 소화하여 변형시킨다. 그리고 내담자가 준비되었을 때, 자신이 소화시켜 안전한 것을으로 전달한다. 
  까다롭고 잘 진정되지 않는 아이를 진정시키는 과정에서 아이는 처리할 수 없고, 압도되는 자신의 고통을 외부로 보내고, 엄마가 느끼도록 한다. 이는 굉장히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엄마도 같이 불안하고, 화가나거나 고통스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불안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이상하게 같이 불안해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런식으로 무의식적으로 다 전달된다. 아이가 보내는 자극에 자극받은 엄마가 자신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아이의 자극에 반응한 상태로 진정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아이를 효과적으로 진정시킬 수 없고, 몇 번의 시도끝에 부적절하게 진정과정을 마무리하거나 떠나게 될 수 있다. 자신의 정서경험에 압도될 만큼 자극받은 어린 아이에게는 익숙한 엄마 또한 불안한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엄마에게 마구 떼쓰며 울 수도 있다. 초기 애착형성이 순탄하지 않고, 타고난 기질이 매우 까다로운 경우 초기 발달의 어려움이 있으며, 이러한 경우 간직하기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노력에도 계속 실망을 많이 경험한 엄마라면, 아이에게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맥락과 흐름(인지적이기보다는 정서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에게 쏟아낸 것을 엄마가 잘 받아내고, 소화시키며, 또한 자신의 울음이나 짜증과 같은 공격적 태도에 엄마가 파괴되지 않고(엄마가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보복하지 않는 것) 살아남아 있을 때, 아이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심리적 현실에서 보다 안정된 객관적 현실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내면에 엄마의 안정감과 따스함이 스며들어 점차 불안에 대응할 자원을 갖게 된다. 

 

진정 과정을 방해하는 것을 점검하기

  • 아이의 울음, 짜증에 나는 얼마나 안정감을 취할 수 있나? 
  • 아이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고통스러워져서 빨리 이 상황을 마무리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지는 않은가? 
  • 아이의 반응을 빨리 진정시키려는 마음에 함께 버텨주기, 간직하기와 같은 태도를 보여주기 어렵지 않는가?
  • 아이의 반응, 아이가 하는 말을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현실의 틀로만 이해하려다보니 말도 안되는 것 같고, 아이의 심리적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가? 문제가 뭔지 더 알기 어려워지지 않는가? 
  • 반복된 진정과정의 실패가 아님에도, 아이의 울음과 같은 신호에 내가 너무 민감해진다면 내 내면의 어떤 부분이 자극을 받는지 알 수 있는가?   
  • 자신의 개입에도 아이가 진정이 잘 안되는 것 같으면, 쉽게 불안해지면서 내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껴져 급하게 반응하게 되지는 않는가?
  • 문제 상황에서 함께 머무르고 버텨주며, 공감하기보다는 성급하게 문제 해결모드로 나아가지 않는가?

 성급하게 문제 해결모드가 되거나 아이의 고통 신호에 여유를 가질 수 없다면, 정서를 함께 느끼고 안정감을 만들어가는 상호 정서 조절 과정에서 필요한 버티기, 담아주기와 같은 태도 및 역할을 잘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같이 불안정해지고 급해지는 자신의 반응을 알아채고, 진정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호흡을 가다듬거나 긍정적인 자기말을 해보거나, 여유를 갖는 것을 연습해보세요. 빨리 진정되는 것보다도 좋은 진정과정을 함께 하면서 아이의 내면에 좋은 자원,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는 자원을 내면화할 수 있는 과정을 충실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중요한 순간 몇 차례 성공하다보면, 진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단축되고 아이가 엄마를 찾게 되는 빈도도 부쩍 줄어들 것입니다. 혹시, 실수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무 자책하기 보다는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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