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예스진지'로 당일치기 투어 패키지의 한 곳인 예류의 생태지질공원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광과 기암괴석으로 매우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예류 지질공원이 위치한 곶에 등대로 이어지는 숲 길은 유명하지 않은 것 같다. 암석들이 있는 구역에서 옆으로 이어져있음에도 인적이 드물다. 15분 정도 더 걸어올라 가면, 고요한 바다와 해안, 멀리 보이는 대만의 산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숲길까지 걸으니 이곳을 잘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홀로 여행자나 시간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등대로 향하는 숲길까지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류 지질공원
예류의 오랜 세월과 자연이 만들어낸 풍광과 암석의 모습들은 마치 이 세상이 아닌 듯 초현실적이기까지 했다. 해안가의 암석, 특히 유명한 여왕바위 주변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여왕바위 포토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뒷사람을 의식해서인지 빨리 몇 컷을 찍고 떠나고, 이 과정은 약속이라도 한 듯 착착착 이루어진다. ㅎㅎ 물론 가끔 오래 머무르며 많은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홀로 방문자였던 나도 내 뒤에 줄 섰던 다른 한국 여행객에게 부탁해서 사진을 남겼다. 여왕바위에서 사진까지 찍고 보니 이제 슬슬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예류 지질공원은 30분~1시간 정도이면 충분히 볼 수 있다.
예류의 등대로 향하는 숲길
한 시간 넘게 버스 타고 찾아왔고 많은 인파들 속에서 봐서인지, 멋진 풍광을 봤음에도 돌아가려는데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던 중 돌아가는 길과는 반대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여서 그곳으로 갔고, 이 길은 등대가 있는 언덕의 정상으로 이어진다. 길은 정비된 산책길이라 걷기에 부담이 없다.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아 조용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시야 너머로 바다도 보이고, 초록의 싱그러운 식물들이 많아서 절로 힐링이 된다. 그리고 나비가 유난히 많이 보인다. 언덕과 해변이 어렴풋이 오래전 걸었던 제주도 올레길의 느낌도 난다. 올라가고 내려오는 길에, 10명 남짓의 사람을 마주쳤다.
시간 여유가 있고, 또 바위들을 보고 나서 뭔가 좀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등대로 향하는 이 숲 길까지 걸어보면 어떨까? 시간은 30분~1시간이면 충분하다. 패키지 상품으로 오면, 여기를 걷는 것을 무리일 것이다. 걷기 좋아하는 홀로 찾아온 여행객이라면 여기까지 둘러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예류로 가는 대중교통
근교 관강지를 묶은 투어 패키지는 분명 가장 편하고, 시간 효율적으로 관광을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패키지로 다녀오면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대중교통으로 찾아가 보자. 물론, 다음 근교 여행지까지의 연결의 측면에서는 패키지가 훨씬 편할 것 같은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까. ^^ 예류는 위치상으로 보통 단수이와 묶어서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단수이까지 시간은 버스로 1시간 40분 정도이다. 혹은 찌롱과 버스로 40분 거리인데, 배차 간격이 시기에 따라 1~2시간이다. 단체 투어가 싫고, 일행이 있다면 택시투어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타이베이 기차역 1층 동문(東門) 앞으로 좌석 버스들이 서있는 것이 보인다. 1815번 金山행 버스를 타면 된다.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고, 요금은 98 TWD, 배차간격은 20분이다. 버스 내 전광판에 정거장이 한자로 뜬다. 그래도 제일 확실한 것은 기사님이나 옆자리 손님, 혹은 다른 손님에게 내릴 곳을 확인하는 게 좋다. 나의 경우, 옆자리에 현지인이 앉았고 예류를 간다고 말하자, 친절하게 내리기 전 정류장에서 다음이라고 알려주셨다. 대만 현지인들 부담스럽지 않게 친절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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