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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 in 유럽

시칠리아, 모디카(Modica). 초콜릿의 도시

by mini's peach 2023.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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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초콜릿과 어울리는, 예쁜 이름을 가진 도시 모디카는 초콜릿과 바로크 성당의 도시로 불린다. 라구사에서 가깝기 때문에 버스나 기차로 당일치기가 가능하다. 언덕의 비탈길, 골목길을 따라 줄지어 이어지는 집들과 바로크 성당의 풍경이 라구사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글 순서]

  • 모디카 초콜릿의 역사와 특징
  • 모디카의 풍경. 라구사와의 차이. 당일치기 가능한 거리
  • 모디카를 방문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모디카 초콜릿의 역사와 특징 

모디카는 초콜릿으로 유명하다. 모디카의 초콜릿은 16세기, 시칠리아가 스페인의 지배하에 있던 시기에 시작된다. 당시 스페인을 통하여 멕시코의 카카오, 아즈텍의 초콜릿 레시피가 전해졌다고 한다.

지금도 고수되고 있는 전통 레시피는 바로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
유제품이 들어간 밀크 초콜릿의 크리미한, 눅진한 부드러움과는 달리, 모디카의 초콜릿은 가볍게 부서지는 듯한 느낌이다. 아삭아삭한 질감으로도 표현되는데, 얇은 조각이 들어와서 쉽게 녹아 퍼지는 느낌을 연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초콜릿이 얇지는 않지만, 아삭하게 녹는 느낌으로 버터리한 눅진한 부드러움과는 다른 부드러움을 갖고 있다. 초콜릿 단면을 보면 좀 느낌이 다가올지 모르겠다.

또한, 모디카 초콜릿은 다양한 맛으로 유명한데, 전통적인 레시피에 다양한 시칠리아의 향신료  등이 더해져 종류가 다양하다. 매장에서 소금이 들어간 살레(Sale)와 피스타치오가 대중적인 것으로 보였다. 그 밖에 레몬껍질, 시칠리아 과일들, 석류, 감귤, 무화과, 장미, 마르살라 와인, 심지어 칠리 등 아주 다양한 종류의 맛이 있다. 개인적으로 버터리한 것을 좋아하는 내게 아주 맛있어까지는 아니지만, 좀 담백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초콜릿으로 이곳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우니 특별했다. 여러 맛을 사서 여행 내내 새로운 맛을 먹는 재미가 있었다. 크기는 성인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의 직사각형 곽으로 포장되고, 가격도 시칠리아 물가인지라 부담이 없다.

다양한 종류를 사서 선물하기에도 좋은데, 여러 개를 사도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간소한 포장이어서 좋았다. 벽면 가득 꼽힌 책처럼 다양한 맛의 초콜릿이 진열되어 있는 가게의 모습도 보기 좋다. 초콜릿도 사고, 핫쵸코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 )

유제품이 들어가지 않은 아삭한 질감의 모디카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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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카의 풍경. 라구사와의 차이. 당일치기 가능한 거리 

 모디카와 라구사는 서로 버스나 기차로 당일치기가 충분한 거리이다. 두 도시 모두 1693년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많이 파괴되고 이후에 재건된 도시이기도 하다. 동시에 수준 높은 바로크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이 밖에 카타니아, 밀레텔로 카타니아, 노토, 시클리, 팔라촐로도 1693 대지진 후 다시 재건된 도시로,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서로 멀지 않은 편이다. 

 이러한 배경 외에도 두 도시가 다소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경사길을 따라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과 바로크 성당들이 촘촘하게 늘어선 모습이다. 차이가 있다면, 라구사는 협곡 사이의 둥글게 솟은 섬처럼 원형태로 감싸며 올라가는 모습이라면, 모디카는 그보다 넓게, 직선으로 퍼지면서 쌓아 올라가는 모습이다. 라구사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디카가 초콜릿의 낭만과 더해져 좀 더 마음에 들었고, 라구사의 한적함보다도 조금 더 붐비는 도시 느낌이라 좋았다. 그래서 친구의 지인의 말을 듣고, 라구사에서 2박 한 것을 좀 후회했었다. 라구사에서 1박, 모디카에서 1박을 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모디카 풍경, 가정집의 운치있는 우편함

모디카를 방문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시칠리아에 로마나 피렌체와 같은 수준의 볼거리를 기대하고 가는 여행자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이 섬 자체가 가진 매력이 크게 다가온다. 좋은 날씨와 식재료, 좋은 물가, 산과 바다를 모두 즐길 수 있고,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이 장소와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도시들을 느끼고 싶어서 일 것이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며칠씩 시간을 내야 할 볼거리는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칠리아의 도시들은 1박으로 충분히 볼 수 있는 편이다.

여기에 여행자 개인의 취향과 욕구에 따라 더 머물고 싶은 지역이 있을 것이다. 모디카도 빼곡히 들어선 건물과 바로크 성당이 보여주는 풍경이 볼거리로, 충분히 아름다우나 성당 마니아가 아니라면 아주 기억에 남는 성당이라고는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모디카에서 숙박을 하지 못했는데, 저녁에 점등되는 골목길 풍경과 야경을 보지 못해서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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