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화는 일차적으로 현재 잘못되고 있거나, 무언가 침해받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저절로 일어나는 정서적 신호다. 문제는 분노를 표현하고, 다루며 조절하는 방식이다. 특히, 분노는 다른 정서들보다도 강렬한 에너지를 갖기에, 표현과 조절이 자신과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먼저, 분노조절을 위해 확인할 것들과 분노 조절을 위한 방법이자 분노를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법들을 알아보자.
화를 내기는 쉽지만
합당한 사람에게 적당한 정도로,
알맞은 시기에 올바른 목적을 위해
바람직한 방식으로
화를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좀처럼 쉽지 않다.
- 아리스토텔레스 -
- 먼저 분노 조절을 위해 확인할 것들
- 분노를 잘 다루기. 분노 조절을 위한 방법들
먼저 분노 조절을 위해 확인할 것들
-자신의 슬픔, 우울을 분노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남성에게, 주로 전통적 남성성에 대한 부담을 더 많이 갖고 자란 과거 남성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다. 슬픔, 우울과 같은 정서는 자신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으로 여겨져, 남성에게 잘 허용되지 않았다. 남성이 슬픔, 상처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압박이 심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솔직한 정서 경험을 자각하고, 수용하는 것은 정서조절을 위한 첫걸음인데, 이러한 통로를 막아버렸다. 너무 쉽게 버럭 하는 사람,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이 풍부하지 않거나 자존감이 약하다면, 그들의 분노는 여린 마음이나 상처, 슬픔 등과 같은 부정적 정서와 고통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분노에 대한 부정적 판단
정서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분노 또한 슬픔, 행복, 놀람과 같은 기본 정서와 같이 자연발생적인 유기체적 현상으로,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분노 자체를 잘못된 것이나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면, 분노의 신호를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과하게 억압하고 혼자 삭혀, 우울이나 화병을 초래하거나 갑자기 폭발하는 것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 사회적 압박이 심한 문화일수록, 남성은 슬픔, 우울 등을 억압하고, 대신 과도하게 행동화하는 분노를 드러내게 하는 경향이 있다면, 여성에게는 분노를 나쁜 것으로 받아들이며, 혼자 삭히고 억압하게 하는 압력이 있었다.
분노를 잘 다루기. 조절을 위한 방법들 (1, 2, 3)
분노 조절을 잘한다는 것은 분노를 잘 참는 것이 아니다. 분노가 가진 에너지와 신호 목적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잘 사용하여, 분노를 유발하는 상황이나 문제가 되는 것들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래서 분노, 화를 조절하는 방법들은 분노의 강한 감정적 에너지가 이성을 마비시키거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며, 이 에너지(편도체, 감정에 사로잡힌)에 의식, 이성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1. 강렬하고 날뛰는 에너지를 가라앉히기
편도체에 사로잡힌 상태로, 감정적인 상태로는 결코 좋은 것을 얻을 수 없다. 분노의 강한 에너지, 감정, 충동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커다란 감정은 상황을 더 감정적으로 자극하고, 문제를 확대해서 바라보게 한다. 강렬한 정서가 진정되어야 해결을 위한 계획을 하고,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지 구상할 수 있다. 분노의 에너지가 폭발하려는 찰나의 3초만 잘 넘기면 자신도, 타인도, 관계도 지킬 수 있다.
강렬한 분노로부터, 분노 상황으로부터 멀어지기 거리두기
가슴이 뛰고, 뒤죽박죽이 된 상황에서 즉시 부딪혀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잠시 거리를 둔다. 회피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므로, '지금 잘 얘기를 할 수 없으니, 잠시 뒤에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하는 등 문제가 더 커지는 일을 막는 최소한의 액션을 하고, 분노 상황으로부터 거리를 확보한다.
몸을 움직이거나, 심호흡하기
분노의 에너지를 빼내기 위한 방법들이다. 산책이나 달리기, 안전한 곳에서 소리 지르기도 좋고, 심호흡을 하며 호흡에만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좋은 향을 맡는다거나, 편안하게 해주는 공간과 바람을 상상하며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는 것은 즉각적인 분노, 격분의 에너지를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하는 것이 좋다.
2. 자신의 분노를 인정하고, 바라보기
자기 자신과 분노, 화 사이에 거리를 만들고, 자신과 정서를 분리하여 바라보는 것은 가슴을 진정시키고, 이성과 지혜가 서서히 작동하도록 하는 기반이 된다.
자신의 분노정도를 수치화해보기
나의 분노가 얼만큼인지 1~10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수치화 작업을 해본다. 그리고 '나는 화가 났어. 5만큼의 화가 났어'와 같이 언어로 표현해 본다. 뇌과학적으로도 감정에만 쏠려있던 에너지가 인지와 언어를 활성화시키면서 진정에 도움이 된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수치화하게 되면 분노, 자신, 상황, 타인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된다.
분노를 충분히 느끼고, 떠나보내기
자신의 분노를 그대로 인정하며, 분노가 만드는 신체 감각들을 느끼고 관찰자 모드가 되어본다. 자신의 분노를 충분히 느껴주고, 인정하면 분노로 유발된 신체 반응이 가라앉고, 떠나갈 준비를 한다. 감정과 달리 정서는 유발되고 이내 사라져, 대체로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만약 분노가 오래 지속된다면, 자신의 생각, 관념, 자기 개념이나 타인에 대한 기대 등 자신의 고유한 심리 과정이나 치유되지 못한 과거의 경험 등이 이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아무리 많은 상처나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더라도 자신의 분노를 수용하면서, 충분히 바라봐주면 분노와 분노의 에너지는 이내 가라앉는다. 이러한 과정은 상담이나 심리치료, 자신과 잘 소통할 수 있는 타인과의 대화에서도 얻을 수 있는 효과이기도 하다. 이야기하면서 분노의 에너지가 외부로 방출되고,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3. 의식, 이성과의 연결- 내 안의 지혜를 활용하기
일차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가라앉혔다면, 분노를 유발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이성과 지혜를 활용할 때이다. 분노의 신호 즉, '무언가 잘못됐다. 변화가 필요하다'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자신의 분노의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알고, 적합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내 자존심이 상처받은 것은 아닐까?"
상대나 상황이 나를 화나게 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화가 증폭되고 가시지 않는 것은 상대나 상대방의 영향을 더욱 확대 해석하는 등 스스로가 자신에게 가하고 있는 것일 때가 많다. 내 안의 버튼이 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의해 눌린 것이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수용하고, 상대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 안의 분노 버튼을 보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나는 나에게 화가 났어."
위와 비슷하게, 누군가에게 많이 화가 나거나 할 때에도 관점을 달리 보면, 자신과 관련된 무언가 때문에 화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많다. 소위 스스로가 긁힌 것이다. 나에게 화가 났다고 바꿔서 생각해 보면,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못한다거나, 관계나 승부 등에서 확인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그러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분노가 아닌 후회나 슬픔으로 떠나보내며, 다음을 기약하는 태도가 이롭다.
" 이게 정말 내 문제일까? 나에게 문제가 되는 걸까? "
정작 자신의 문제가 아니거나, 실제로는 문제나 큰 문제가 아님에도 화를 내고 있었을 수 있다. 시야를 넓힐 수 있다.
" 이 상황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상황을 바라보는 자신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 최선이다.
"분노, 화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분노를 참으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당신이 원하는 바나 필요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분노를 변형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구상을 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존경하거나 롤모델로 하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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