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비행기를 타려고보니 항공료가 너무 비쌌다. 그러던 중 좋은 가격의 항공사가 보였고, 이름은 샤먼항공(Xiamen Air)이었다. 뭔가 무속신앙이 떠오르는 낯설고, 묘한 이름의 파리발 인천도착 노선은 직항은 아니었지만, 항공료가 너무 괜찮았다.
잠깐 네이버로 후기를 검색해 보고, 중국 항공사라는 것, 서비스가 괜찮다는 것을 알고 선택했다. 실제로 이용해 보니 서비스는 만족스러웠고, 충분히 안심해도 되는 항공사였다. 이후, 샤먼은 방송에도 소개되면서 더 알려진 것 같다.
샤먼항공, 오랜 시간 양질의 서비스로 평이 좋은 항공사
샤먼항공은 하문항공의 중국식 발음이다. 하문항공은 이전에도 종종 본 적이 있었다. 사실, 샤먼항공은 중국승객들로부터 서비스가 좋기로 오랜 기간 뽑혀온 양질의 항공사였다. 나무 위키에 따르면, 중국항공사의 서비스가 안 좋기로 유명했던 시절에도 샤먼항공은 달랐다고 한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처음에는 듣보잡? 같았던 이름의 샤먼, 샤먼시는 중국에서 부유한 동네 중 하나라고 한다.

다음은 나무 위키에 나온 샤먼항공의 정보이다. 샤먼항공을 이용하고, 환승 예정이라면 꼼꼼히 읽어보면 좋은 정보가 많다. 그리고 서비스와 조건이 여전히 유효한지 항공사나 항공권 발권 사이트에서 중복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모회사 중국남방항공과 마찬가지로, 경유 시간이 6~24시간 이내인 승객에겐 무료로 환승 호텔을 제공한다. 샤먼 도착 후 환승 카운터 직원에게 문의하면 바로 방을 잡아주며, 보안구역 밖으로 나와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호텔로 가면 된다. 호텔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갈 때는 무료이고, 호텔에서 다시 공항에 갈 때는 소정의 비용을 지불한다. 경유 호텔은 여러곳이 있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가 모든 호텔에서 해당되는지는 체크해야 한다. 갈 때는 중국의 우버인 디디를 불러서 가도 무방하다. 아시아-아시아 노선에서는 2인 1실을 잡아주기 때문에, 나홀로 여행객은 자칫하면 생판 모르는 사람과 방을 같이 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유럽이나 호주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대륙간의 이동임으로 이코노미 승객도 1인 1실이 원칙이다. 한편 호텔을 원하지 않는 승객이라면 공항 라운지 이용권이나, 샤먼 섬을 한 바퀴 도는 투어버스 이용권을 받을 수도 있다.
샤먼항공 환승호텔, 서비스 만족스러웠다
1박을 해야하는 환승여정에서 필요한 것은 약간의 위안화 환전이었다. 중국 샤먼의 환승호텔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비행기를 탈 여정이라 공항과 호텔을 오갈 때 필요한 택시비였다. 나무 위키에 나온 대로, 항공사 측에서 호텔 바우처를 주었고, 호텔은 충분히 괜찮았고, 심지어 조식 포함이었다.
샤먼-인천은 아시아-아시아 환승인 2인 1실 규정으로 처음보는 20대의 여자 교환 학생과 같이 방을 썼다. 동성이고, 나이차가 크지 않아서 충분히 편안했다. 중국에서 체류 경험이 있었던 그 아이도 유탸오가 그리웠다며, 둘 다 조식을 아주 거하게 먹고 나왔다. ㅎㅎ
아, 그리고 2019년 당시 필요한 것은 중국비자였다. 1박을 하기에... 하지만 항공권 예약 과정에서 이러한 안내가 부족했던 탓인지, 나처럼 중국 체류 비자가 없는 한국인 탑승객이 3명이었다. 다행히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 항공사 담당자가 확인하고 여러 차례 통화를 한 후, 아무 문제 없이 중국 내에 입국하고, 다시 출국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게다가 최근 중국의 정책 변화로 3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해서 비자발급은 필요 없어졌다.
이른 봄의 푸저우와 샤먼. 고마웠던 중간 지점. 중간 영역

아무튼 중국 여행을 꽤 좋아하는 나로서는 생각지도 않게 푸저우 땅에 발을 디뎌볼 수 있었다. 당시 2월 말이었는데, 그곳은 봄기운이 가득했다. 바람 끝에는 너무나 향긋한, 은은한 꽃향이 실려있었다. 아직도 정체를 알아내지 못한 이국의 향긋한 꽃 향기는 꼭 다시 맡아보고 싶은 향이다. 혹시 2월 말 푸저우, 복건성(푸젠성) 일대에 피는 꽃과 바람을 타고 느껴지는 향긋한 꽃향에 대해 아시는 분이 댓글로 달아주신다면 매우 고맙겠습니다.

겨울, 혹독했지만 수확은 없었던 비자발급과 어이없는 독일 행정, 그리고 미국에서 배송지연으로 오지 않는 전남친의 서류들로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던 혹독한 겨울. 그리고 다시 또 겨울인 서울로 와야 하는 상황에서 중간 지점으로 들렸던 푸저우와 샤먼.
완벽히 떠나려고 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 잠깐이라도 중간 지점이 필요했다. 항공료를 아끼려고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지나가게 된 중간 지점이었지만 너무나 감사했다. 바로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좀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소아과 의사이자, 저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위니컷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의 진정한 놀이는 중간 영역에서 일어난다고 한다. 여기에서 중간이란 개인의 내부 세계와 외부의 객관적 현실 세계 가운데에 놓인 심리적 공간이다. 이 공간은 다른 두 세계를 유연하게 이어주기도 하고, 두 세계 간의 갈등을 다루고 조정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공간은 외부에 짓눌려 자기 내부로 완전히 도피하거나 고립되지도 않고, 외부 세계를 그냥 주어진 대로 받아들이고, 동화하느라 자신을 잃지도 않는다. 어린 유아는 외부세계에 대한 불안을 중간 세계인 중간 영역에서 상상과 잠재력을 동원하여 놀이를 하며, 외부 세계에 맞설 심리적 힘을 기르기도 한다. 자기 세계로 완전히 도피하지 않은, 건강한 놀이가 시작되는 공간이자, 많은 문화, 예술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또 다른 경쟁 후보였던 마틴 스콜세지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위트 넘치는 수상 소감을 말하며 마틴의 말을 인용했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 내부의 개인적인 것을 가지고 와서 그것이 외부세계에 연결될 수 있을 때, 예술, 문화의 잠재성을 갖는다.

살려고 간 유럽에서 다시 한국 아시아로 돌아오는 길에 중간 지점이 되어주었던 곳. 잠시 머물렀던 장소이지만, 내게는 중간 세계이자, 서울로 돌아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장소였다. 샤먼항공과 푸저우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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